강남 보유세 상승 (공시가격, 종부세, 현실화율)

작년 이맘때쯤, 어머님 집을 정리하려고 부동산 사무소를 몇 군데 돌아다녔습니다. 그때 한 중개업자가 저에게 했던 말이 아직도 선명합니다. "이재명이 되면 부동산 망할 것 같아요. 저는 윤석열 찍을 겁니다." 그 말을 듣고 씁쓸하게 웃었던 기억이 납니다. 4년이 흐른 지금, 상황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최근 발표된 2026년 공동주택 공시가격을 보니 서울 강남권이 평균 24.7% 급등했습니다. 특히 래미안원베일리 같은 고가 단지는 보유세가 전년 대비 56% 가까이 뛸 것으로 전망됩니다. 정말 '세금 폭탄'이라는 표현이 실감 나는 수준입니다.
공시가격 급등, 보유세 부담 현실로
올해 전국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평균 9.16% 상승했습니다. 여기서 공시가격이란 정부가 매년 1월 1일 기준으로 산정하는 주택의 공식 가격으로,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 산정의 기준이 됩니다(출처: 국토교통부). 쉽게 말해 이 가격이 오르면 세금도 함께 오르는 구조입니다.
특히 서울은 18.67%나 올랐습니다. 제가 관심 있게 본 지역은 역시 강남 3구였습니다. 강남구 26.05%, 송파구 25.49%, 서초구 22.07%로 평균 24.7%나 급등했습니다. 성동구는 무려 29.04%로 역대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저도 강남권에 작은 투자용 주택을 하나 보유하고 있는데, 올해 공시가격 고지서를 받아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작년보다 거의 4천만 원 가까이 오른 금액이 찍혀 있었습니다.
국토부 자료에 따르면 서초구 래미안원베일리 전용 84㎡ 소유자의 보유세는 작년 1,829만 원에서 올해 2,855만 원으로 56.1% 증가할 전망입니다. 송파구 잠실엘스는 582만 원에서 859만 원으로 47.6% 뛸 것으로 예상됩니다. 강남구 압구정 신현대 9차는 보유세가 무려 2,919만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됩니다(출처: 한국경제신문).
저는 솔직히 이 정도 상승은 예상 밖이었습니다. 현실화율이 69%로 동결됐다는 소식을 듣고 "올해는 좀 나아지겠지"라고 생각했었거든요.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시세 자체가 워낙 올라서 공시가격도 덩달아 급등한 겁니다. 여기서 현실화율이란 실제 시장 가격 대비 공시가격의 비율을 의미합니다. 현재 평균 69%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지만, 시세가 오르면 자동으로 공시가격도 따라 오르는 구조입니다.
종합부동산세(종부세) 부과 대상도 크게 늘었습니다. 1가구 1주택자 기준으로 공시가격 12억 원을 초과하는 주택에 종부세가 부과되는데, 올해는 48만7,362가구로 작년(31만7,998가구)보다 53.26%나 증가했습니다. 서울 전체 공동주택의 15.1%가 종부세 대상에 포함된 셈입니다. 다주택자는 9억 원 이상부터 종부세가 부과되니 실제 납부 대상은 훨씬 더 많을 겁니다.
주요 상승 지역과 예상 보유세 부담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서초구 래미안원베일리(84㎡): 1,829만 원 → 2,855만 원 (56.1%↑)
- 송파구 잠실엘스(84㎡): 582만 원 → 859만 원 (47.6%↑)
- 강남구 압구정 신현대(111㎡): 1,858만 원 → 2,919만 원 (57.1%↑)
- 마포구 마포래미안푸르지오(84㎡): 289만 원 → 439만 원 (52.1%↑)
현실화율 로드맵, 앞으로가 더 문제
저는 개인적으로 이번 공시가격 급등보다 더 걱정되는 게 앞으로입니다. 정부가 올해 11월쯤 현실화율 로드맵을 확정 발표할 계획이기 때문입니다. 문재인 정부 시절 세웠던 "현실화율 90%까지 올린다"는 목표가 다시 살아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국무회의에서 "세금은 핵폭탄 같은 것"이라며 "함부로 쓰면 안 되지만, 최후의 수단으로 반드시 써야 하는 상황이 되면 써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 발언을 듣고 저는 "아, 세율은 안 올리고 공시가격으로 밀어붙이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제로 세율을 올리면 정치적 부담이 크지만,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높이면 같은 효과를 낼 수 있으니까요.
보유세는 기본적으로 '공시가격 × 현실화율 × 세율'로 계산됩니다. 여기서 세율은 그대로 두고 현실화율만 69%에서 80%, 90%로 올리면 자연스럽게 세금이 늘어나는 구조입니다. 지금도 강남권은 보유세 부담이 30~50% 증가한 상황인데, 현실화율까지 빠르게 올라간다면 앞으로 몇 년간 세금 부담은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저도 투자용 주택 하나를 보유하고 있다 보니 이 부분이 정말 고민입니다. 제 경험상 강남권 아파트는 가격 방어가 잘 되는 편이지만, 보유세 부담이 계속 늘어나면 실제 수익률은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작년에 어머님 집을 정리하려던 이유도 바로 이런 세금 부담 때문이었습니다. 당시 부동산 중개업자는 "이재명이 되면 망한다"고 했지만, 저는 오히려 "윤석열 정부가 부동산을 방치해서 거품이 더 커진 게 문제"라고 봤습니다.
실제로 2022~2024년 윤석열 정부는 현실화율 목표를 폐기하고 공시가격 산정을 느슨하게 운영했습니다. 그 결과 강남권 아파트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았고, 이제 와서 그 거품을 세금으로 걷어내려 하니 고가 주택 보유자들의 반발이 큰 겁니다. 하지만 저는 이게 자연스러운 수순이라고 생각합니다. 부동산은 보유하는 게 자연스러운 인간 심리지만, 그것이 과도한 거품을 만들고 서민들의 삶을 힘들게 해서는 안 되니까요.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국내 1인 가구 비율은 34.5%에 달합니다(출처: 통계청). 이들 대부분은 전세나 월세로 살아가는데, 강남권 아파트 가격이 오르면 전세 가격도 함께 오릅니다. 결국 고가 주택 보유자의 자산 증가가 서민들의 주거비 부담으로 이어지는 구조입니다. 이런 불균형을 바로잡으려면 보유세 강화는 어느 정도 불가피하다고 봅니다.
물론 일부 언론은 "세금 폭탄으로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을 것"이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직접 시장을 지켜본 경험상, 강남권 아파트는 세금이 좀 오른다고 해서 쉽게 무너지지 않습니다. 실수요자와 장기 투자자들은 여전히 강남을 선호하고, 학군과 교통 등 입지 조건이 워낙 좋아서 수요가 계속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단기 투기 수요나 다주택자들은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을 겁니다.
정리하면, 이번 공시가격 급등은 이미 예견된 수순이었고, 앞으로 현실화율 로드맵이 나오면 보유세 부담은 더 커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고가 주택 보유자라면 지금부터 장기적인 보유 전략을 다시 점검해야 할 시점입니다. 저 역시 보유 중인 주택을 계속 가져갈지, 아니면 정리할지 고민 중입니다. 세금 부담과 실제 수익률을 꼼꼼히 따져보고 결정할 생각입니다. 부동산을 보유하는 것 자체는 자연스럽지만, 그 부담이 감당 가능한 수준인지는 냉정하게 판단해야 합니다.
참고: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6031775961,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60317759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