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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급락 배경 (미-이란 협상, 호르무즈 해협, 지정학 리스크)

young10862 2026. 2. 4. 14:14

유가 급락의 이미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진지한 대화"를 언급하면서 국제유가가 급락했습니다. 2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원유(WTI) 선물은 5.28% 하락한 배럴당 61.77달러를 기록했고, 브렌트유 선물도 5.3% 내려 65.56달러까지 떨어졌습니다. 하지만 이번 유가 하락을 미국의 군사 옵션 포기로 해석하기는 어렵습니다. 시장은 단지 '전면 충돌 확률 하락'을 가격에 반영했을 뿐이며, 협상과 군사 옵션을 동시에 유지하는 미국의 전략적 특성상 지정학적 리스크는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미-이란 협상 무드와 유가 급락의 정확한 의미

유가는 지정학적 긴장에서 가장 먼저 반응하는 확률 지표입니다. 이번 5% 급락은 "군사 옵션 완전 배제"가 아니라 "단기적으로 전면 충돌 가능성이 낮아짐"을 뜻합니다. 즉, 공격 의지의 부정이 아니라 공격 임박성의 하향 조정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이 CNN 인터뷰에서 "(핵 프로그램과 관련해 미국과) 합의에 도달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한 점이 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했습니다. 하지만 미국의 중동 전략은 항상 협상과 제재, 군사 옵션을 동시에 유지하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현재 미국은 인플레이션 관리, 대선 국면 안정,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 억제가 최우선 과제입니다. 이 시점에서 중동발 유가 폭등은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최악의 시나리오이기 때문에 시장은 "지금 당장 불을 지를 유인은 없다"로 해석했습니다.

이란 역시 직접 충돌은 회피하면서 대리 세력을 활용하고 협상 여지를 유지하는 전형적인 완급 조절 국면에 있습니다. 이러한 쌍방의 신호 관리가 유가 하락으로 연결된 것입니다. 토니 시카모어 IG 애널리스트는 "지난주 유가가 상승세를 보이는 동안 가격에 반영된 지정학적 위험이 완화되고, 일부 차익 실현 매물이 시장에 나왔다"고 분석했습니다. 결국 이번 유가 급락은 공격 의지를 접었다기보다 공격을 '미루는 국면'으로 보는 게 타당합니다.

호르무즈 해협 훈련 취소와 원유 공급 안정

이란 혁명수비대가 호르무즈 해협에서 실사격 훈련을 할 계획이 없다고 밝힌 점도 유가를 끌어내린 주요 요인입니다. 당초 이란 국영 프레스TV가 1, 2일 호르무즈 해협에서 혁명수비대 훈련이 계획돼 있다고 지난달 29일 보도하면서 국제 원유 시장의 우려가 커졌습니다. 호르무즈 해협은 원유의 핵심 해상 운송로로 전 세계 해상 원유의 약 4분의 1이 지나가는 전략적 요충지입니다.

하지만 로이터통신은 2일 소식통을 인용해 해당 보도가 사실무근이라고 전했습니다.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거나 중동 원유 공급에 차질이 생기는 최악의 시나리오 확률이 내려가면서 시장은 안도했습니다. 유가 급락은 이처럼 호르무즈 봉쇄와 같은 극단적 상황의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의미이지, 정책 방향이 완전히 고정됐다는 뜻은 아닙니다.

다만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2일 미국이 이란을 공격하면 중동 지역 전쟁으로 확대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이는 시장이 군사 충돌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협상 국면이 이어질 가능성은 높지만 지정학적 변수는 여전히 존재하며, 특히 호르무즈 해협과 같은 전략적 지점에서의 긴장은 언제든 유가 변동성을 높일 수 있는 요소로 남아있습니다. 현실적으로는 1970년대식 에너지 쇼크 확률은 낮지만, 박스권 내 변동성 장세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지정학 리스크와 베네수엘라식 기습 시나리오 가능성

일각에서는 베네수엘라 마두로 사례처럼 미국이 이란 최고지도자에 대한 기습 체포나 제거 작전을 펼칠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란에서는 이러한 시나리오가 거의 불가능합니다. 베네수엘라는 지역 국가로서 군사·정보 환경이 상대적으로 취약하며, 마두로는 정치 지도자에 불과합니다. 반면 이란은 중동의 핵심 국가이며 고도로 방어된 군사·정보 환경을 갖추고 있습니다.

특히 알리 하메네이 같은 인물은 단순한 정치 지도자가 아니라 종교와 국가의 상징입니다. 개인 제거는 곧 체제 공격으로 간주되며, 즉각적인 보복과 지역 확전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미국 입장에서 체포나 제거 작전은 사실상 전쟁 선택지와 거의 동일하기 때문에 비현실적인 시나리오에 가깝습니다.

현실적인 다음 수순은 말은 세게 하되 행동은 제한적으로, 협상 채널은 유지하면서 군사 옵션은 억제용으로만 사용하는 방식입니다. 이러한 구조에서는 유가가 급등하기보다는 박스권 변동을 보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변동성은 남지만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같은 극단적 상황으로 이어질 확률은 낮습니다. 투자자와 시장 참여자들은 에너지 급등에 대한 대비는 줄이되, 변동성 매매 국면에 대응하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결국 이번 유가 급락은 리스크 프리미엄 축소를 의미하지만, 지정학 리스크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이번 국제유가 –5% 급락은 미국이 이란을 공격하지 않겠다는 확정 신호가 아니라 당장 불을 붙일 상황은 아니라는 확률 조정입니다. 협상 무드가 형성되고 호르무즈 해협 훈련이 취소되면서 시장은 단기 충돌 가능성을 낮게 평가했지만, 군사 옵션은 여전히 테이블 위에 있습니다. 베네수엘라식 기습 체포 시나리오는 현실성이 낮으며, 미국과 이란은 협상과 군사 옵션을 병행하는 전략을 유지할 것입니다. 에너지 시장은 급등보다는 변동성 장세가 예상되며, 투자자들은 지정학 리스크를 완전히 배제하지 않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합니다.


[출처]
한국경제: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60202887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