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탠덤셀 경쟁 (기술격차, 공급망, 투자전략)

young10862 2026. 6. 4. 13:33

차세대 태양광 패널 탠덤셀 관련 이미지

솔직히 저는 태양광 산업이 이미 중국에 넘어간 시장이라고 단정 짓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탠덤셀이라는 기술을 들여다보기 시작하면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기존 실리콘셀 시장과는 전혀 다른 판이 펼쳐지고 있었고, 한국 기업들이 의외로 치열한 승부를 벌이고 있었습니다.


탠덤셀이 기술격차를 만드는 이유

일반적으로 태양광 기술은 이미 성숙한 분야라고 알려져 있지만, 제가 자료를 파고들어 보니 전혀 그렇지 않았습니다. 탠덤셀은 구조 자체가 기존과 다릅니다. 실리콘 단일셀이 단 하나의 소재로 빛을 흡수하는 방식이라면, 탠덤셀은 페로브스카이트와 실리콘을 수직으로 쌓는 적층형 구조로 설계됩니다.

여기서 페로브스카이트란 특수한 결정 구조를 가진 차세대 광흡수 소재로, 단파장의 가시광선을 흡수하는 데 탁월한 성능을 발휘합니다. 페로브스카이트가 파장이 짧은 빛을 먼저 흡수하고, 그 아래의 실리콘이 장파장의 빛을 처리하는 방식으로 에너지 손실을 최소화하는 구조입니다.

이 차이가 수치로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실리콘 단일셀의 이론적 한계 효율은 약 29%에 불과하지만, 탠덤셀은 최대 44%까지 달성 가능합니다. 쉽게 말해 같은 면적에서 1.5배 더 많은 전기를 뽑아낼 수 있다는 뜻입니다. 발전량이 늘어나면 전력 생산 단가가 내려가고, 이는 장기적인 가격 경쟁력으로 직결됩니다. 기술이 경제성을 만드는 구조입니다.

시장 규모도 이 기술의 잠재력을 증명합니다. 2023년 기준 탠덤셀 시장은 약 4억 6,400만 달러 수준이었지만, 2033년에는 약 324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출처: 그랜드뷰리서치). 10년 사이에 약 70배 커지는 시장입니다. 지금 이 기술을 선점하는 기업이 향후 산업 주도권을 쥐는 구조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화큐셀 vs HD현대, 공급망과 전략의 차이

두 기업의 전략을 비교하면서 저는 단순히 "누가 더 뛰어난 기술을 갖고 있느냐"보다 "어떤 판에서 이기려고 하느냐"가 훨씬 중요하다는 점을 깨달았습니다.

한화큐셀은 TOPCon 방식을 선택했습니다. TOPCon이란 기존 PERC(패시베이션 이미터 후면 접촉) 생산라인에 터널 산화막을 추가로 삽입하는 기술로, 기존 설비를 최대한 재활용할 수 있어 전환 비용이 낮습니다. 이미 GW(기가와트)급 양산을 위한 상·하부 셀 모듈 공장 설계에 착수했고, 2029년 양산 목표를 내걸었습니다.

반면 HD현대에너지설루션은 HJT 방식을 택했습니다. HJT란 이종접합(Heterojunction Technology)을 뜻하며, 결정질 실리콘 위에 비정질 실리콘층을 양면에 증착하는 기술입니다. 200도 이하의 저온 공정이 가능해 셀 자체의 열화를 줄이고 수명과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다만 설비를 새로 구축해야 하기 때문에 초기 투자 부담이 상당히 큽니다.

제 경험상 이런 전략 차이는 겉보기에는 '속도 대 품질'처럼 단순하게 보이지만, 실제로는 각 기업이 어떤 고객군을 겨냥하느냐의 차이입니다. 한화큐셀이 빠른 양산으로 주류 시장을 먼저 장악하려 한다면, HD현대에너지설루션은 효율과 수명을 무기로 프리미엄 고객을 노리는 방식입니다. 두 전략 모두 공급망 재편이라는 큰 흐름 속에서 각자의 승산을 계산한 결과라고 봅니다.


중국 견제와 공급망 재편이 만드는 변수

일반적으로 규제가 강해지면 반사이익이 생긴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규제의 구조를 제대로 이해하지 않으면 반사이익이 아니라 오히려 함정이 될 수도 있습니다.

미국은 현재 중국산 태양광 제품에 대해 관세 50% 부과, UFLPA(위구르 강제노동 금지법) 적용, 동남아 우회 수출 차단을 동시에 가동하고 있습니다. 특히 UFLPA는 폴리실리콘 원자재의 생산지까지 추적해 통관을 막는 구조로, 공급망 전체의 투명성을 요구합니다. EU 역시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를 통해 석탄 기반 전력으로 생산된 중국산 폴리실리콘에 사실상 추가 비용을 부과하는 체계를 구축하고 있습니다(출처: 유럽집행위원회).

문제는 한국 기업들도 업스트림, 즉 웨이퍼와 잉곳 등 원자재 공급망에서 여전히 중국 의존도가 높다는 점입니다. 탠덤셀 기술력이 아무리 뛰어나도 원자재 출처가 불투명하면 미국 시장 통관 자체가 막힐 수 있습니다. 기술 경쟁과 공급망 재편이 동시에 요구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중국의 추격 속도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룽지에너지와 진코솔라 등 중국 업체들은 이미 소면적(1㎠) 탠덤셀에서 효율 30% 이상을 달성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다만 업계에서는 실제 시장에 공급 가능한 대면적 규격의 양산 기술에서는 아직 한국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 격차를 얼마나 유지하느냐가 관건입니다.


투자전략으로 이 상황을 어떻게 볼 것인가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탠덤셀 관련 뉴스를 보면서 처음에는 단순히 '기술 뉴스'로 받아들였는데, 파고들수록 투자 구조 자체를 다시 보게 만드는 내용이었습니다.

투자자 입장에서 탠덤셀 관련 기업을 볼 때 확인해야 할 핵심 사항은 다음과 같습니다.

  • 양산 가능 시점과 그 일정의 현실성
  • 미국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세액공제 수혜 여부
  • 업스트림 공급망의 탈중국화 진행 정도
  • 대면적 규격 셀에서의 효율 달성 수준

이 네 가지 중 하나라도 불확실성이 크다면, 기술 발표만 보고 판단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미국의 궁극적인 목표가 동맹국을 키우는 것이 아니라 자국 공급망을 구축하는 데 있다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합니다. 한국 기업은 지금 당장 기회를 얻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미국 자국 기업들과도 경쟁하게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결국 탠덤셀 경쟁의 핵심은 기술의 우위가 아니라, 그 기술을 얼마나 빠르고 안정적으로 시장에 연결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2029년 양산 목표를 내건 기업들이 실제로 그 일정을 지킬 수 있는지, 그리고 공급망 리스크를 얼마나 줄여나가고 있는지를 꾸준히 추적하는 것이 지금 시점에서 가장 현명한 접근이라고 생각합니다. 단기 기대감보다 구조적 경쟁력을 보는 시각이 필요한 시장입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금융 투자 조언이 아닙니다. 투자 결정은 반드시 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참고: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60603496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