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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 위협 속 급등 (외국인 수급, 실적 가시성, 환율 안정)

young10862 2026. 1. 29. 14:18

KRX 지수 동향 이미지

2026년 1월 27일, 국내 증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위협 발언에도 불구하고 사상 최초로 코스피와 코스닥이 동시에 5000과 1000을 돌파하며 강력한 상승세를 기록했습니다. 코스피지수는 2.73% 급등한 5084.85, 코스닥지수는 1.71% 오른 1082.59에 거래를 마감했습니다. 장 초반 1.19%까지 하락했던 지수가 빠르게 반등한 배경에는 정치적 발언보다 실질적인 자금 흐름과 기업 실적이 더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외국인 수급이 만든 반전 드라마

장 초반 코스피지수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위협 발언으로 인해 1.19%까지 하락하며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표출됐습니다. 관세 위협의 표적이 된 현대차는 4.77% 급락하며 매물이 대거 쏟아졌습니다. 그러나 곧바로 유입된 외국인과 기관의 저가 매수세가 지수를 상승 반전시켰습니다. 외국인은 코스피200선물시장에서도 4292억원 매수 우위를 기록하며 강력한 매수세를 이어갔습니다.

이는 단순한 일회성 매수가 아닙니다. 최근 글로벌 자금 흐름을 살펴보면, 달러 강세 피크아웃 인식이 확산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아시아 내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시장으로 한국이 부각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트럼프의 발언을 '새로운 리스크'가 아닌 '예상 범위 내의 압박'으로 해석했습니다. 과거에도 반복됐던 무역·안보 압박 카드이기 때문에 이미 가격에 디스카운트돼 있었다는 것입니다.

금융시장은 처음 듣는 악재에만 크게 반응합니다. 트럼프의 한국 압박은 과거 패턴을 고려할 때 서프라이즈가 없었고, 오히려 일부 투자자들은 이를 전면 충돌이 아닌 협상 카드용 압박으로 해석하며 시스템 리스크로 확대될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했습니다. 결국 정치 뉴스는 단기 변동성을 만들어냈지만, 실제 추세를 결정한 것은 외국인 자금의 유입이었습니다. 코스닥시장 역시 외국인과 개인이 순매도세였지만 기관의 이틀 연속 조 단위 매수세인 1조6521억원이 강한 흐름을 이어가게 만들었습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거래대금은 각각 28조4369억원과 17조6304억원으로 집계되며 활발한 거래가 이루어졌습니다.

실적 가시성이 정치 리스크를 압도하다

이날 주인공은 8.70% 급등하며 80만원에 마감한 SK하이닉스였습니다. 닷컴버블 시절인 1999년 9월 기록한 77만480원을 넘어서며 역대 최고가를 새로 썼습니다. 씨티그룹이 SK하이닉스의 강한 현금 창출력을 강조하며 목표주가를 기존 90만원에서 140만원으로 크게 상향한 것이 주가를 밀어올렸습니다. 전날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시가총액 2000조원을 언급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입니다. SK하이닉스 대주주인 SK스퀘어는 7.26% 상승했고, 삼성전자 역시 4.87%인 15만9500원 오르는 등 반도체주가 전반적으로 강세를 보였습니다.

시장에서 더 중요한 질문은 트럼프의 관세 발언이 기업 이익을 실제로 깎을 수 있는가였습니다. 현재 답은 아니다에 가깝습니다. 반도체 섹터는 HBM과 AI 수요가 정책적 리스크를 압도하고 있으며, 방산 업종은 미국과 EU의 재무장 기조로 수주 가시성이 상승하고 있습니다. 전력과 인프라 분야 역시 미국과 중동의 투자 확대 수혜를 받고 있습니다. 실적 가시성이 정치 리스크를 눌렀다는 것이 이번 상승의 핵심입니다.

코스닥시장에서도 반도체 소부장주가 강세를 나타냈습니다. 하나마이크론이 18.41%, 리노공업이 10.62% 상승하며 소재·부품·장비 업종이 큰 폭의 오름세를 기록했습니다. 에코프로는 6.3%, 삼천당제약은 6.39% 올랐으며 2차전지와 제약, 바이오주 흐름도 강했습니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4.27% 하락하며 로봇주는 쉬어갔지만, 전체적으로 코스닥 시가총액은 593조123억원으로 전날의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습니다. 이는 기업들의 실적 전망이 정치적 발언보다 훨씬 강력한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환율 안정과 밸류에이션 재평가의 힘

그동안 조용하던 통신주도 급등세를 탔습니다. SK텔레콤이 12.30%, LG유플러스가 7.44% 올랐습니다. SK텔레콤은 미국계 투자회사인 웰링턴매니지먼트의 5% 지분 취득 공시에 이어 인공지능 스타트업 앤스로픽 지분 가치가 부각되며 급등했습니다. 장 초반 크게 밀린 현대차는 0.81% 하락으로 마감했지만, 전체 시장의 상승 분위기 속에서 낙폭을 크게 줄이는 데 성공했습니다.

코스피 대형주와 코스닥 중소형 성장주의 상승 이유는 미묘하게 달랐습니다. 코스피는 외국인 매수와 반도체·방산·전력 중심의 이익 추정치 상향, 그리고 환율 안정에 따른 밸류에이션 디스카운트 완화가 주요 동력이었습니다. 반면 코스닥은 금리 인하 기대 유지와 코스피 선행 상승 이후의 순환매, 숏 커버링과 테마의 동시 점화가 상승을 이끌었습니다.

환율 안정은 특히 중요한 변수였습니다. 원·달러 환율이 안정세를 보이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환차손 우려가 줄어들었고, 이는 한국 시장의 밸류에이션을 재평가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과거 신흥국 증시가 겪었던 환율 변동성 리스크가 완화되면서, 한국 증시는 아시아 내에서도 매력적인 투자처로 재조명받고 있습니다. 정치 발언은 지수 방향을 바꾸지 못했고, 자금 순환이 시장을 밀어 올렸다고 보는 것이 정확한 분석입니다. 시장은 정치 뉴스에 흔들리는 장이 아니라, 정치 뉴스는 무시하고 실적과 환율, 수급을 보는 장으로 변모했습니다.

이번 급등은 감정이 아니라 수급·실적·환율이 설명합니다. 트럼프의 대한국 강경 발언은 정치 뉴스로 소비됐고, 한국 증시는 돈의 방향을 보고 움직였습니다. 시장이 정치 리스크보다 외국인 수급, 실적 가시성, 환율 안정을 더 크게 봤기 때문에 말보다 돈이 이긴 하루였습니다. 앞으로도 투자자들은 정치적 발언의 단기 변동성보다는 실질적인 자금 흐름과 기업 펀더멘털을 주시해야 할 것입니다.


[출처]
한국경제 기사: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60127615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