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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USD (컨소시엄 구조, 국내 금융, 원화 주권)

by young10862 2026. 7. 2.

오픈 USD 관련 이미지

솔직히 저는 처음 이 소식을 접했을 때 "또 코인 이야기구나" 하고 넘겼습니다. 그런데 참여 기업 명단을 하나씩 읽다 보니 손이 멈췄습니다. 비자, 블랙록, 삼성전자, 신한금융그룹. 이건 그냥 코인 프로젝트가 아니었습니다. 글로벌 금융 인프라가 새로 짜이는 과정이었습니다. 오픈 USD(OUSD)가 무엇인지, 그리고 우리가 이걸 어떻게 봐야 할지 정리해 봤습니다.


컨소시엄 구조가 기존 스테이블코인과 다른 이유

오픈 스탠더드(Open Standard)가 출시를 예고한 오픈 USD는 기존 스테이블코인과 설계 철학 자체가 다릅니다. 제가 이 부분을 공부하면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수익 구조였습니다.

기존의 테더(USDT)나 서클(USDC)은 준비자산 운용 수익을 발행사가 독점하는 구조입니다. 여기서 준비자산이란 스테이블코인 발행 규모에 상응하는 실물 자산, 주로 미국 국채를 말합니다. 코인게코(CoinGecko) 데이터에 따르면 현재 USDT가 전체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약 60%, USDC가 약 23%를 차지하고 있습니다(출처: CoinGecko). 이 규모에서 발생하는 국채 이자 수익이 얼마인지 생각하면, 발행사들이 수수료를 받지 않아도 충분히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오픈 USD는 이 수익을 발행사가 독점하지 않고 참여 기업들에게 배분합니다. 발행과 상환 수수료도 없고, 거래 규모 제한도 없습니다. 기업 입장에서 보면 기존 스테이블코인에서 오픈USD로 갈아탈 이유가 생기는 구조입니다.

여기서 거버넌스(Governance) 방식도 중요합니다. 거버넌스란 운영 의사결정 구조를 뜻하는데, 오픈USD는 특정 기업이 주도하는 것이 아니라 참여 기업들이 이사회를 구성해 공동으로 결정합니다. 비자, 마스터카드, 스트라이프, 블랙록, 코인베이스, 구글, 쇼피파이 등 140개 이상의 기업이 단순한 사용자가 아니라 의사결정 주체가 되는 방식입니다.

오픈USD 구조를 간략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발행 및 상환 수수료 무료, 거래 규모 제한 없음
  • 준비자산 운용 수익의 대부분을 참여 기업에 배분
  • 140개 이상 기업이 참여하는 공동 거버넌스 운영
  • 테더, 서클은 이번 컨소시엄에 불참

국내 금융사들이 합류한 것, 단순한 참여가 아닙니다

제가 직접 명단을 확인하면서 놀란 점이 있었습니다. 신한금융그룹,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KB국민카드, 삼성카드, 현대카드, BC카드, NH농협카드, 하나카드, 우리 카드, 삼성전자, 두 나무, 한화생명까지. 국내 주요 금융사와 빅테크가 거의 총출동한 수준입니다.

그동안 한국 금융 산업은 글로벌 스테이블코인을 그냥 받아들이는 구조였습니다. 쉽게 말해 외산 결제 인프라의 수동적인 이용자 역할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초기 인프라 멤버로 직접 편입된다는 점이 다릅니다.

네트워크 효과(Network Effect)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이는 사용자 수가 늘어날수록 서비스 가치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테더와 서클이 시장의 80% 이상을 장악할 수 있었던 핵심 이유가 바로 이 네트워크 효과입니다. 오픈 USD가 도전하는 방식은 이 효과를 거스르는 게 아니라, 이미 수억 명의 고객을 보유한 금융사와 빅테크의 기존 네트워크를 처음부터 가져오는 방식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전략이 꽤 현실적으로 보였습니다. 아무도 쓰지 않는 새 코인을 시장에 내놓고 채택을 기다리는 것과, 이미 수천만 명이 쓰는 카드사와 은행이 직접 만드는 것은 출발선 자체가 다릅니다.

한국 금융 규제 당국의 움직임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금융위원회는 디지털 자산 관련 제도화 작업을 진행 중이며(출처: 금융위원회), 원화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논의도 이 흐름 안에서 가속화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표준 논의 테이블에 앉은 만큼, 향후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설계 방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원화 주권 문제, 낙관만 하기 어려운 이유

저는 이 프로젝트를 긍정적으로만 볼 수 없었습니다. 결정적인 이유는 하나입니다. 오픈 USD는 결국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이라는 점입니다.

달러 패권의 디지털 버전이 만들어지는 과정이라고 봐도 틀리지 않습니다. 단기적으로 보면 달러 접근성이 높아지고, 글로벌 결제와 송금 비용이 낮아지는 긍정적 효과가 있습니다. 제 경험상 해외 송금 수수료가 얼마나 불합리한지 체감한 분들이라면 이 부분은 반가울 겁니다.

하지만 중장기 흐름을 보면 다른 그림이 그려집니다.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의 사용이 일상화되면, 자연스럽게 달러 수요가 늘고 원화 수요는 상대적으로 줄어들 수 있습니다. 자본 이동도 쉬워지기 때문에, 해외 투자 확대와 원화 약세 압력이 동시에 나타날 수 있습니다.

통화 주권이라는 개념도 여기서 등장합니다. 통화 주권이란 한 국가가 자국 통화 발행과 통화 정책을 독립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을 뜻합니다. 스테이블코인이 확산될수록 중앙은행의 통화 정책 효과가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제 생각으로는 국내 기업들의 참여 자체는 긍정적입니다. 참여조차 못 하면 그냥 수동적 피해자가 되기 때문입니다. 다만 참여와 주도는 다른 이야기입니다. 140개 기업 중 하나로 들어가는 것과 규칙을 만드는 데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은 구분해서 봐야 합니다.

비트코인이 처음 나왔을 때 열광과 우려가 동시에 존재했던 것처럼, 오픈 USD도 같은 구도가 반복되고 있습니다. 다만 이번엔 규모와 관여하는 주체의 무게가 전혀 다릅니다.

결국 이 흐름은 피할 수 없는 방향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지금 가장 현실적인 대응은 오픈USD 구조를 제대로 이해하고, 국내 금융 생태계와 원화 스테이블코인 논의가 어떻게 전개되는지 꾸준히 추적하는 것입니다. 투자자 관점에서도 단기 가격 변동보다 이 구조 변화 자체에 집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금융 투자 조언이 아닙니다.


참고: https://biz.heraldcorp.com/article/107937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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