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는 지난 20년간 중동 관련 뉴스를 쫓아왔지만, 이번 이란 최고지도자 하메네이 사망 보도만큼 충격적인 건 처음입니다. 일반적으로 미국의 중동 개입은 단기 성과만 내고 장기적으론 실패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이번 사태는 그 패턴을 훨씬 뛰어넘는 수준입니다. 37년간 이란 신정체제(Theocracy)의 정점에 있던 인물이 사라졌다는 건 단순한 정권 교체가 아니라 국가 정체성 자체가 흔들리는 사건이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신정체제란 종교 지도자가 정치 권력을 동시에 쥐고 국가를 통치하는 구조를 의미합니다(출처: 브리태니커 백과사전).
체제전환 가능성과 내부 권력 투쟁
이란 정치 구조를 보면 대통령이 따로 있지만 실질적 권력은 최고지도자에게 집중돼 있습니다. 입법·사법·군 통수권까지 모두 하메네이가 쥐고 있었죠. 제가 봤을 때 이건 일반 독재 국가와도 다릅니다. 최고지도자는 종교 학자 출신만 맡을 수 있고, 전문가위원회라는 종교 기구에서 선출하는 종신직입니다. 지금 하메네이가 사망하면서 후계 구도에 큰 공백이 생겼습니다.
현재 대행 직책으로 거론되는 알리 라리자니는 혁명수비대(IRGC) 출신으로 최고안보회의 의장을 맡고 있습니다. 여기서 혁명수비대란 이란군과 별개로 최고지도자에게 직속된 정예 군사조직을 말합니다. 문제는 라리자니가 성직자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이란 헌법상 최고지도자는 반드시 종교 학자여야 하는데, 라리자니는 자격 요건을 충족하지 못합니다. 결국 임시 대행 역할만 하다가 다른 인물로 교체될 가능성이 큽니다.
강경파와 온건파 간 권력 투쟁도 예상됩니다. 국회의장 갈리바프나 현 대통령 페제시키안 등 여러 인물이 물밑에서 움직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출처: 외교안보연구소). 제 생각엔 단기간에 안정화되기 어려워 보입니다. 과거 아프가니스탄이나 이라크에서 봤듯이 미국의 개입은 초반엔 효과적이었지만 장기적으론 오히려 지역 내 반미 감정만 키웠습니다. 이번에도 비슷한 패턴이 반복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내부 분열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이란 국민 상당수는 하메네이 사망 소식에 거리로 나와 환호했습니다. 1월 시위 당시에도 현 체제에 대한 불만이 컸는데, 이번 사건으로 다시 점화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외부 공격에 맞서 단결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날 겁니다. 역사적으로 중동 국가들은 대외 위협 앞에서 내부 갈등을 봉합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중동정세 변화와 대리전 확대
이란은 중동 전역에 걸쳐 대리 조직을 운영해왔습니다. 레바논의 헤즈볼라, 예멘의 후티 반군, 이라크와 시리아의 시아파 민병대가 대표적입니다. 하메네이 사망으로 이들 조직의 통제력이 약화될 수도 있지만, 반대로 더 과격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실제로 공습 직후 이란은 바레인과 이라크 내 미군 기지를 탄도미사일과 드론으로 공격했습니다. 이스라엘에도 미사일을 날렸고요. 제가 주목한 건 트럼프 대통령이 혁명수비대에게 직접 경고 메시지를 보낸 점입니다. "무기를 내려놓으면 용서하겠지만, 국민을 향해 총을 쏘면 죽음뿐"이라는 식으로요. 이건 단순한 군사 작전이 아니라 이란 내부 세력에게 줄을 서라고 압박하는 겁니다.
후티 반군도 참전 의사를 밝혔습니다. 홍해 지역에서 유조선 공격이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미국 입장에선 호르무즈 해협과 홍해, 두 곳을 동시에 방어해야 하는 부담이 생깁니다. 제 경험상 미국이 여러 전선을 동시에 관리하는 건 쉽지 않습니다. 걸프전이나 이라크전 때도 초반 압도적 전력으로 밀어붙였지만, 장기전으로 가면서 비용과 피로도가 급증했습니다.
이스라엘도 변수입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레짐 체인지(체제 전환)"를 계속 강조하고 있습니다. 현 이란 정권 자체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뜻이죠. 이스라엘이 추가 공습에 나설 가능성이 높고, 그럴 경우 이란의 보복도 더 거세질 겁니다. 중동 전체가 화약고로 변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경제적 파장
이란이 꺼낼 수 있는 최후의 카드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입니다. 전 세계 석유 수송량의 약 20%가 이 해협을 통과합니다(출처: 미국 에너지정보청). 제가 석유 시장을 지켜본 지 15년이 넘었는데, 호르무즈 봉쇄는 항상 최악의 시나리오로 꼽혔습니다. 실제로 봉쇄되면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훌쩍 넘길 겁니다.
이란이 봉쇄를 단행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 해협에 기뢰를 설치하는 겁니다. 기뢰 제거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리고, 그동안 유조선 운항이 중단됩니다. 둘째, 혁명수비대 해군이 지나가는 유조선을 직접 공격하는 겁니다. 과거에도 이란은 몇 차례 유조선을 나포하거나 위협한 전력이 있습니다.
문제는 이란도 석유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라는 점입니다. 호르무즈를 봉쇄하면 본인들 수출도 막히는 자폭 행위나 마찬가지죠. 그래서 정말 막다른 상황이 아니면 실행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지금처럼 체제 생존이 걸린 상황에선 얘기가 다릅니다. 제 판단으론 이란이 협상 카드로 호르무즈 봉쇄를 계속 언급하면서 미국을 압박할 가능성이 큽니다.
한국 경제에도 직격탄이 예상됩니다. 우리나라는 원유의 70% 이상을 중동에서 수입합니다. 호르무즈가 막히면 대체 항로를 찾아야 하는데, 비용이 크게 늘어나고 시간도 더 걸립니다. 유가 상승은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결국 서민 생활에 부담이 됩니다. 환율도 출렁일 겁니다. 달러는 강세를 보이고, 원화는 약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습니다.
방산주와 조선주는 단기적으로 수혜를 볼 수 있습니다. 중동 긴장이 고조되면 무기 수요가 늘고, LNG 운반선 등 특수선 수주도 증가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반도체나 자동차 같은 수출 기업은 변동성에 노출됩니다. 제가 과거 중동 위기 때마다 지켜본 바로는, 초반 충격 이후 시장이 적응하면서 선별적으로 회복하는 패턴이 반복됐습니다.
정리하면, 하메네이 사망은 단순 뉴스가 아니라 중동 질서 자체를 흔드는 사건입니다. 미국이 단기 성과를 내더라도 장기적으론 또다시 수렁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협상보다 군사 작전에 무게를 둔 지금의 접근 방식은 과거 실패를 반복할 위험이 큽니다. 독자 여러분도 앞으로 며칠간 호르무즈 해협 동향과 유가 움직임을 주의 깊게 지켜보시길 권합니다. 이란 내부 권력 투쟁 양상도 중요한 관전 포인트가 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