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대형 손해보험사들이 자동차 보험료를 5년 만에 인상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삼성화재와 DB손해보험, 현대해상, K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등 상위 5개 업체의 작년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86.9%를 기록하며 1년 전보다 3.7%포인트나 급등했기 때문입니다. 손해율이란 보험료 대비 보험금 지급 비율을 의미하는데, 업계에서는 자동차보험의 손익분기점을 80% 초반으로 보고 있어 현재 상황은 구조적 적자를 의미합니다. 그렇다면 손해율이 이렇게 급격히 악화된 근본 원인은 무엇일까요?
◎ 부품값과 공임 상승의 구조적 압박
손해보험사들은 4년 연속 보험료를 인하했던 효과가 누적되면서 손해율이 악화되었다고 설명합니다. 자동차 부품값이나 공임은 꾸준히 상승했기 때문에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의 핵심은 사고 건수 증가가 아니라 사고 1건당 비용이 급격히 커졌다는 점에 있습니다.
과거에는 경미한 접촉사고가 발생하면 범퍼 교체와 판금·도색 중심으로 수리가 이루어져 비용이 80만 원에서 120만 원 수준이었습니다. 그러나 현재는 범퍼뿐만 아니라 레이더, 카메라, 라이다 등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의 재보정이 필수적으로 요구되어 동일한 사고에도 300만 원에서 500만 원의 비용이 발생합니다. 차량이 단순한 기계에서 전자제품으로 진화하면서 수리비가 2배에서 3배까지 뛰는 구조가 고착화된 것입니다.
여기에 수입 부품 가격 상승과 환율 영향, 정비 인력 부족으로 인한 공임 인상, 공식 서비스센터 이용 증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보험사는 비용이 올랐다고 해서 보험료를 즉시 인상할 수 없는 구조이기 때문에 오른 비용을 그대로 떠안을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물가 상승이 손해율 상승으로 직결되는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는 것입니다. 손해율은 사고 건수보다 사고 단가에 훨씬 민감하게 반응하며, 이는 보험사들이 통제하기 어려운 외부 요인입니다.
◎ 전기차와 수입차 비중 확대의 후폭풍
전기차와 수입차의 비중 증가는 손해율 상승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전기차의 경우 외관은 멀쩡해 보여도 배터리 손상 의심만으로 수천만 원의 비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배터리는 차량 가격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며, 안전 문제로 인해 조금이라도 손상 가능성이 있으면 전체를 교체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수입차는 부품 수급 지연과 고가 부품의 단일 교체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국산차는 부품 호환성이 높고 공급망이 안정적이지만, 수입차는 특정 부품 하나만 교체하는 데도 수입 과정에서 시간과 비용이 추가로 발생합니다. 사고 빈도는 과거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감소하는 추세지만, 사고 1건당 손실 규모가 완전히 달라진 것입니다.
특히 프리미엄 전기차나 고급 수입차의 경우 경미한 사고에도 수리비가 1000만 원을 넘는 경우가 빈번합니다. 이는 과거 중형 세단의 전손 수준에 해당하는 금액이지만, 현재는 범퍼 교체와 센서 재보정만으로도 이러한 비용이 발생합니다. 보험사 입장에서는 차량 고급화와 전자화가 손해율을 구조적으로 끌어올리는 핵심 요인이 되고 있으며, 이는 단기간에 해결될 문제가 아닙니다.
◎ 인적 손해와 치료비 구조의 고착화
자동차보험 손해액의 상당 부분은 차량 수리비가 아니라 인적 손해에서 발생합니다. 경미한 사고에도 장기 통원 치료가 이루어지고, 한방치료와 도수치료가 빈번하게 활용되며, 치료 기준이 건강보험보다 느슨하게 적용되는 구조적 문제가 있습니다. 사고 1건당 인당 치료비와 치료 기간이 길어지면서 보험사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이 영역은 사고 감소 정책으로도 줄이기 어렵고, 보험사가 통제하기도 매우 힘든 부분입니다. 법과 제도가 피해자 중심으로 설계되어 있어 과실이 경미해도 치료 인정 범위가 넓고, 합의금과 위자료 산정 기준도 지속적으로 상향되고 있습니다. 보험사는 분쟁을 피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지급하는 경우가 많으며, 분쟁 비용까지 포함하면 실제 손해율은 공식 수치보다 체감이 훨씬 나쁩니다.
삼성화재의 경우 작년 1분기부터 3분기까지 자동차보험 사업 부문에서 341억 원의 손실을 기록했으며, 겨울철 사고 증가를 감안하면 연간 적자 규모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됩니다. 업계 전문가들은 올해 약간의 보험료 인상만으로는 실적 개선 효과가 미미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삼성화재는 다음 달 11일부터 1.4%, DB손해보험은 다음 달 16일부터 1.3%, 현대해상도 같은 날 1.34% 인상을 확정했지만, 이는 손해율 87%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수준입니다.
결국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의 본질은 사고가 많아서가 아니라 사고 1건이 너무 비싸졌기 때문입니다. 차량 고급화와 전자화, 부품과 공임의 인플레이션, 인적 손해 구조, 제도적 비용 부담, 전기차와 수입차의 확산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손해율은 구조적으로 상승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 조성되었습니다. 보험사들은 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단순한 보험료 인상만으로 수익성을 회복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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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영상 제목/채널명: https://www.youtube.com/watch?v=URAglMcqWE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