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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전쟁과 한국 경제 (스태그플레이션, 유가, 금리)

by young10862 2026. 3. 10.

미,이란 분쟁과 유가 상승의 이미지

솔직히 저는 아침에 뉴스를 보고 적잖이 놀랐습니다.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했다는 헤드라인이 눈에 띄었고, 주가는 하루는 급락하고 다음날은 급등하는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었습니다. 중동 전쟁이 본격화되면서 시장이 극심한 혼란에 빠진 것입니다. 과거 걸프전 때도 유가가 올랐지만, 그때는 미국의 압도적인 군사력을 시장이 신뢰했고 전쟁은 빠르게 마무리됐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분위기가 다릅니다. 장기화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한국 경제에도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스태그플레이션, 정말 올 수 있을까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이란 경기 침체(Stagnation)와 물가 상승(Inflation)이 동시에 나타나는 현상을 말합니다. 여기서 스태그플레이션이란 경제학 교과서에서는 거의 불가능한 조합으로 여겨졌던 상황입니다. 보통 경기가 나빠지면 수요가 줄어 물가가 내려가는 게 정상인데, 유가 같은 공급 측 충격이 발생하면 경기는 나빠지는데 물가는 오르는 역설이 생깁니다.

저는 1970년대 석유 파동을 직접 겪어보지 못했지만, 관련 자료를 찾아보니 그때 전 세계가 얼마나 혼란스러웠는지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당시 중동 산유국들이 원유 공급을 제한하면서 유가가 폭등했고, 선진국들은 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을 동시에 겪었습니다. 지금 상황이 그때와 완전히 똑같지는 않지만, 유가 급등이라는 핵심 변수는 동일합니다.

현재 두바이유 가격은 2025년 1월 배럴당 61.97달러에서 3월 초 88.96달러까지 뛰었습니다(출처: 한국석유공사).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90.90달러를 기록하며 2023년 9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주간 상승률은 35.6%로, 1983년 집계 시작 이후 최대였습니다. 이 정도 속도라면 조만간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설 가능성이 큽니다.

문제는 유가만 오르는 게 아니라는 점입니다. 원/달러 환율도 중동 사태 직전 1439.7원에서 현재 1476.4원까지 올랐고, 한때 야간 거래에서 1500원을 돌파하기도 했습니다. 유가와 환율이 동시에 오르면 수입 물가 부담이 기하급수적으로 커집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환율과 유가가 각각 10% 오를 경우 물가상승률이 최대 0.6%포인트 상승합니다. 만약 유가가 100달러를 넘고 환율이 1500원대를 유지한다면, 올해 물가상승률이 4%를 넘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유가 충격이 경기에 미치는 실제 영향

저는 평소에 경제 뉴스를 자주 접하는 편이지만, 유가 상승이 체감 경제에 얼마나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지는 이번에 새삼 깨달았습니다. 주유소에서 기름값이 오르는 것뿐만 아니라, 물류비가 오르고 전력 요금이 오르면서 모든 상품 가격에 연쇄 반응이 일어납니다. 특히 한국은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나라입니다. 2024년 통관 기준 전체 수입액 중 원유가 차지하는 비중이 11.9%에 달합니다(출처: 관세청).

현대경제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중동 공습이 장기화되고 호르무즈 해협이 수개월간 봉쇄될 경우 연평균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안팎까지 오를 수 있습니다. 이 경우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은 0.3%포인트 하락하고, 경상수지는 260억 달러 감소할 것으로 추산됩니다. 성장률 하락과 물가 상승이 동시에 일어나는 전형적인 스태그플레이션 시나리오입니다.

제가 특히 우려하는 부분은 비IT 업종의 타격입니다. 한국 경제는 현재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IT 대기업들은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나머지 업종은 회복이 더딥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IT와 비IT 간 격차가 오히려 확대됐다"고 언급했습니다. 유가 충격은 IT 업종보다 제조업, 자영업, 운송업 등에 훨씬 큰 타격을 줍니다. 이미 어려운 업종들이 더 힘들어지는 구조입니다.

뉴욕타임스는 "한국은 연간 1000억 달러가 넘는 비용을 에너지 수입에 지출하고 있기 때문에 에너지 가격 상승은 무역수지를 악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실제로 제 주변 중소기업 사장님들께 들어보면, 유가가 오를 때마다 원자재비와 물류비 부담이 커져 수익성이 급격히 나빠진다고 합니다.

한국은행, 금리 인상 카드를 꺼낼까

한국은행의 최우선 정책 목표는 물가 안정입니다. 구체적으로는 중기적 시계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2%로 유지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중기적 시계란 1~2년 정도의 기간을 의미하며, 단기적 변동보다는 중장기 추세를 보겠다는 뜻입니다. 물가상승률이 목표치를 웃돌면 기준금리를 올려 물가를 잡고, 반대로 목표치를 밑돌면 기준금리를 내려 경기를 부양하는 게 기본 원리입니다.

지난 2월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6연속 동결하며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2.2%로 제시했습니다. 이창용 총재는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 근처에서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며 동결 배경을 밝혔습니다. 금융통화위원들의 점도표에서도 금리 인상 의견은 21개 점 중 1개(4.8%)에 불과했습니다. 당시만 해도 물가가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는 판단이었습니다.

하지만 중동 사태 이후 상황이 급변했습니다. 김웅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3월 6일 물가상황점검회의에서 "중동 상황에 영향을 받아 국제 유가가 상승하면서 비용 측면에서의 물가 상방 압력이 커졌다"며 "향후 물가 흐름은 유가 움직임에 크게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실제로 물가상승률이 4%를 넘어서고 기대 인플레이션이 불안해진다면, 한국은행으로서는 금리 인상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입니다.

과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때도 비슷한 일이 있었습니다. 2022년 유가와 환율이 동시에 급등하자 한국은행은 빅스텝(0.5%포인트 인상)을 두 차례 포함해 기준금리를 1%에서 3.25%까지 총 2.25%포인트 올렸습니다. 물가 안정이 최우선이라는 원칙을 관철시킨 것입니다. 2023년 1월 이후 3년 만에 금리 인상이 재개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습니다.

금리 인상의 딜레마, K자형 경기 회복

하지만 금리 인상이 그리 간단한 선택은 아닙니다. 저도 경제 관련 자료를 찾아보면서 느낀 점인데, 현재 한국 경제는 'K자형 회복' 구조가 뚜렷합니다. 반도체 등 IT 대기업은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비IT 업종과 자영업, 내수 부문은 여전히 어렵습니다. 한국은행도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로 높였지만, 비IT 품목 성장률은 여전히 1.4%에 불과합니다. IT와 비IT 간 격차가 더 벌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금리를 인상하면 어떻게 될까요. IT 대기업들은 자체 자금 여력이 충분해 큰 타격이 없지만,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은 대출 이자 부담이 커져 더욱 힘들어집니다. 내수 회복세도 꺾일 가능성이 큽니다. 한국은행의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반도체 중심의 수출 호조와 부동산·주식 가격 상승이 소비 증가로 이어지는 효과가 과거보다 약해졌습니다. 민간소비는 올해부터 '점진적 개선형' 회복기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증가세가 과거보다 완만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제 생각에는 한국은행이 당장 금리를 올리기는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물가 상승 압력은 분명 커지고 있지만, 경기 회복이 아직 취약한 상태에서 금리 인상은 내수를 급격히 냉각시킬 위험이 있습니다. 오히려 단기적으로는 금리를 동결한 채 유가와 환율 추이를 지켜보는 '정책 관망' 구간에 들어갈 가능성이 큽니다.

해외 중앙은행들도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미국 연준은 관세 부과와 중동 사태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서 금리 인하 기대감이 사라졌습니다. 시카고상업거래소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은 95.5%에 달합니다. JP모건은 최근 보고서에서 연준의 올해 금리 인하 횟수 전망치를 1회에서 0회로 낮췄습니다. 유럽중앙은행(ECB)도 금리 인상 가능성이 60% 이상으로 높아졌습니다.

다만 금융권 전문가들은 한국의 경우 재정 여력이 있어 유가 충격을 어느 정도 흡수할 수 있다고 봅니다. 한 관계자는 "한국은 미국과 비교하면 경상수지도 사상 최대 수준이고 반도체 경기도 회복되고 있는 데다 물가도 상대적으로 안정돼 있다"며 "정부로서 재정적으로 유가 충격을 흡수할 만한 여력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물가 상승 압력이 굉장히 커지고 임금이나 기타 부문으로 물가 효과가 전이되는 리스크가 생기지 않는 한, 지켜볼 여지가 있다는 분석입니다.

저도 개인적으로는 중동 사태가 얼마나 장기화될지, 유가가 어디까지 오를지가 가장 중요한 변수라고 생각합니다. 만약 전쟁이 조기에 마무리되고 유가가 안정된다면 한국은행은 금리를 동결한 채 완만한 경기 회복을 지원할 것입니다. 하지만 유가가 배럴당 120달러를 넘어서고 물가상승률이 4%대로 치솟는다면, 설령 경기 위축 위험이 있더라도 금리 인상 카드를 꺼낼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앞으로 몇 주간 브렌트유 가격, 원·달러 환율, 그리고 기대 인플레이션 지표를 면밀히 지켜봐야 할 시점입니다.


참고: https://biz.heraldcorp.com/article/10689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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