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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림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인수 (수직계열화, 기업결합, 유통전략)

by young10862 2026. 6. 14.

하림의 홈플러스 인수 관련 이미지

솔직히 저는 이 소식을 처음 접했을 때 하림이 왜 굳이 지금 마트 사업에 뛰어드는지 잘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 닭고기 회사가 동네 슈퍼를 산다는 게 직관적으로 연결되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조금 더 파고들고 나서야 이건 단순한 유통업 진출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2026년 6월 12일, 공정거래위원회가 NS쇼핑의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인수를 최종 승인하면서 하림그룹은 14년 만에 오프라인 마트 사업에 재진출하게 되었습니다.


1,206억 원에 완성한 수직계열화의 마지막 퍼즐

이번 거래의 핵심 팩트부터 짚어보겠습니다. NS쇼핑은 홈플러스로부터 익스프레스 사업부를 현금 1,206억 원에 인수하는 영업양수도 계약을 체결했고, 공정위는 신청 후 불과 25일 만에 이를 승인했습니다. 통상 기업결합 심사에는 수개월이 소요되기도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으로 빠른 속도입니다. 공정위 측은 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홈플러스의 긴박한 상황을 고려했다고 밝혔습니다.

여기서 영업양수도란 특정 사업 부문의 자산, 인력, 계약 관계 등을 통째로 넘겨받는 방식을 의미합니다. 단순히 주식을 사는 것과 달리, 사업의 실체 자체를 이전받는 구조입니다. 전국에 약 290개 점포를 운영하는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의 영업 일체가 NS쇼핑 품으로 넘어간다는 뜻이죠.

공정위가 이번 기업결합 심사에서 핵심적으로 따진 것은 수직결합에 따른 경쟁 제한 우려였습니다. 수직결합이란 공급망의 서로 다른 단계에 있는 기업들이 하나로 합쳐지는 것으로, 예를 들어 생산자가 유통망까지 직접 소유하게 되는 구조를 말합니다. 하림은 국내 닭고기 시장에서 약 34%의 점유율을 보유한 1위 사업자이기 때문에, 자사 제품을 유통망에 우선 배치하거나 경쟁사 제품을 배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공정위는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의 SSM(기업형 슈퍼마켓) 시장 점유율이 2.1%에 불과하다는 점을 근거로 경쟁 제한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판단했습니다. SSM이란 대형마트보다 규모는 작지만 일반 슈퍼마켓보다는 크고, 체계적인 유통 시스템을 갖춘 중형 슈퍼마켓 형태를 가리킵니다. 제가 이 수치를 보고 솔직히 좀 허탈했습니다. 점유율 2.1%면 시장에서 경쟁 압력을 줄 만한 규모가 아니라는 건 맞는 말이지만, 이 판단이 지금 현재의 숫자만 보고 있다는 느낌을 지우기 어려웠거든요.

하림그룹이 이번 인수를 통해 완성하려는 그림은 사실 꽤 오래전부터 준비된 것입니다. 곡물 조달, 사료 생산, 축산, 도축, 가공, 그리고 이번에 확보한 유통까지. 소비자 식탁에 닿기까지의 전 과정을 내부화하는 구조입니다. 이러한 완전 수직계열화는 공급망 불안정 상황에서 원가 통제력을 높이고 외부 충격에 덜 흔들릴 수 있다는 점에서 분명한 경쟁력이 됩니다(출처: 공정거래위원회).

이번 거래와 관련한 주요 수치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인수 금액: 현금 1,206억 원 (부채 승계 포함 시 기업가치 약 3,000억 원대)
  • 공정위 심사 기간: 약 25일 (신속 처리)
  • 하림 닭고기 시장 점유율: 약 34% (국내 1위)
  •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SSM 시장 점유율: 약 2.1%
  • 인수 대상 점포 수: 전국 약 290개

공정위 승인이 놓친 것, 그리고 하림이 짊어진 과제

공정위 판단에 대해 저는 개인적으로 아쉬운 부분이 있습니다. 경쟁 제한성을 따질 때 현재의 점유율만으로 판단하는 것은 '정적인 분석'이라는 한계가 있습니다. 지금 당장의 숫자보다 중요한 것은 이 유통망이 앞으로 어떻게 전략적으로 활용될 수 있느냐는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하림이 약 290개 점포를 통해 자사 닭고기와 가공식품을 우선 진열하고, 물류 효율화를 통해 가격 경쟁력까지 확보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시장 내 경쟁자들이 그 영향을 실감하기 시작했을 때는 이미 구조가 굳어진 뒤일 수도 있거든요. 물론 그렇게 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제 경험상 이런 수직계열화 전략은 단기보다 장기에서 그 위력이 드러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다른 한편으로 이번 인수가 하림 입장에서 마냥 유리한 게임은 아니라는 점도 짚어야 합니다. 홈플러스는 수천억 원대의 영업손실과 1조 3,000억 원에 달하는 부채로 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상태입니다. 그 사업부를 넘겨받는다는 것은 성장 기회를 얻는 동시에, 수익성 개선이라는 무거운 과제도 함께 짊어진다는 의미입니다.

실제로 국내 오프라인 유통 시장은 온라인 채널의 급성장으로 수익성이 빠르게 악화되고 있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 자료에 따르면 국내 온라인 유통 비중은 꾸준히 증가해 오프라인 대형 유통채널의 매출 비중은 상대적으로 줄어드는 추세입니다(출처: 산업통상자원부). 이런 환경에서 오프라인 점포망을 대거 확보하는 전략이 '기회'인지 '부담'인지는, 솔직히 지금 시점에서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제가 이번 인수를 보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건 하림이 2012년 NS마트를 이마트에 매각하고 오프라인에서 완전히 철수한 이후, 14년이 지나 다시 같은 시장에 뛰어든다는 사실이었습니다. 한 번 접은 사업을 다시 꺼내는 데는 상당한 확신이 필요했을 텐데, 그 확신의 근거가 수직계열화 완성이라는 전략적 그림이라면 이건 단순한 '재도전'이 아니라 '판을 다시 짜겠다'는 선언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국 이번 하림의 선택은 공격보다는 방어에 가깝습니다. 식품 산업의 마진 압박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유통까지 직접 통제하지 않으면 수익 구조를 지키기 어렵다는 판단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전략의 방향은 분명하지만, 성패는 290개 점포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영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저는 이번 인수가 3년 뒤쯤에야 진짜 평가를 받게 될 결정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림이 그 시간을 어떻게 채우는지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 글은 공개된 자료와 개인적인 의견을 바탕으로 작성한 것이며, 전문적인 투자 또는 경영 조언이 아닙니다.


참고: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60612370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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