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그룹이 최대주주로 있는 호주 조선사 오스탈이 4조원 규모의 호주 특수선 계약을 따냈습니다. 솔직히 저는 이 뉴스를 보고 단순 수주 소식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수주잔액 18조원, 10년 치 일감 확보라는 숫자도 놀랍지만, 제가 더 주목한 건 이 계약이 갖는 전략적 의미였습니다. 미국과 호주라는 서방 동맹국 방산 시장에 한국 기업이 본격적으로 발을 들여놓았다는 점에서, 이건 단순 매출 증가가 아니라 체급 상승으로 봐야 합니다.
호주 조선 시장 진입의 실제 의미
오스탈이 이번에 수주한 대형 상륙정(LCH) 8척은 길이 100m, 배수량 4000톤급 규모입니다. 여기서 LCH란 Large Craft Heavy의 약자로, 해병대 병력과 중장비를 동시에 수송할 수 있는 특수 상륙함을 의미합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만드는 레드백 장갑차 9대를 한 번에 실을 수 있다는 점에서, 단순 수송선이 아니라 상륙작전 핵심 전력입니다.
제가 주목한 건 이 계약의 이행 방식입니다. 오스탈은 2038년까지 서호주 헨더슨 조선소에서 직접 건조합니다. 한국에서 만들어 수출하는 게 아니라는 뜻입니다. 호주 정부가 추진하는 '전략 조선' 정책의 핵심 파트너로 자리잡았다는 의미인데, 이는 향후 호주의 차세대 호위함이나 핵추진 잠수함 지원 인프라 같은 더 큰 프로젝트 입찰 자격을 확보했다는 걸 의미합니다(출처: 한국경제신문).
실제로 오스탈의 수주잔액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24.6% 늘어난 18조원에 달합니다. 건조 예정 물량만 76척입니다. 제 경험상 조선업은 수주잔액이 곧 향후 3~5년 실적 가이드라인이기 때문에, 이 정도 물량이면 최소 10년은 안정적으로 돌아간다고 봐야 합니다.
미국 방산 시장 진입 카드
한화가 오스탈에 투자한 건 지난해 3월입니다. 한화시스템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합작 법인을 통해 지분 19.9%를 확보했는데, 이게 호주 법상 외국 투자자가 가질 수 있는 최대치입니다. 투입 금액은 약 3000억원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저는 처음엔 '왜 굳이 호주 조선사에 3000억을 쓰나'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오스탈이 미국 앨라배마 모빌과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에 조선소를 갖고 있다는 걸 알고 나서 전략이 이해됐습니다. 미국은 번스-톨리프슨 수정법으로 군함의 해외 건조를 원칙적으로 금지하지만, 미국 내 조선소를 가진 해외 기업에는 제한이 없습니다. 쉽게 말해 오스탈을 통하면 한화가 미국 해군·해안경비대용 함정 시장에 들어갈 수 있다는 겁니다.
실제로 오스탈은 모빌 조선소에서 미 해군 함정을 건조하고, 샌디에이고에서는 MRO(Maintenance, Repair, Overhaul)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MRO란 함정의 유지·보수·정비를 통칭하는 개념으로, 군함 생애주기 중 건조보다 훨씬 긴 30년 이상 지속되는 수익원입니다. 군함은 한 번 짓고 끝이 아니라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기 때문에, MRO 계약을 따내는 게 장기적으론 훨씬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만듭니다(출처: 한국국방연구원).
한화가 보유한 무기·센서·체계통합 기술을 오스탈의 조선 플랫폼에 접목하면, 단순히 배만 만드는 게 아니라 무장까지 통합한 완제품을 미국에 납품할 수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 시너지가 3년 안에 가시화될 거라고 봅니다.
조선주 투자 관점에서 본 전망
오스탈의 최근 실적을 보면 2026회계연도 상반기(2025년 7~12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3.4%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41.3% 늘었습니다. 수주잔액이 18조원이니 향후 몇 년간은 이 성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솔직히 저는 해외 기업 인수 소식을 들을 때마다 내 돈이 들어간 것도 아닌데 왠지 뿌듯합니다. 특히 미국 시장에서 한국 기업이 성과를 내는 걸 보면 기분이 좋습니다. 지금 미국과 이란의 긴장 상황이 국내 경제 지표를 흔들고 있지만, 역설적으로 방산·조선주에는 호재가 될 수 있습니다. 전쟁으로 돈을 번다는 게 윤리적으로 마땅치 않은 건 맞지만, 투자자 입장에선 이런 흐름도 냉정하게 봐야 합니다.
제 판단으로는 적어도 3년간은 조선주, 특히 방산 연계된 조선주가 괜찮을 것 같습니다. 다만 몇 가지 리스크는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 미국 규제 리스크: 외국 기업의 군수산업 참여에 대한 통제가 강화될 가능성
- 인건비 부담: 미국 조선소는 한국 대비 인건비가 2~3배 높아 수익성 관리 필요
- 정치 변수: 미국 정권 교체 시 방산 정책 변화 가능성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화가 오스탈을 통해 확보한 건 단순 수출 계약이 아니라 미국·호주 방산 생태계 내부로 들어간 '자격'입니다. 이건 3년 뒤에도, 5년 뒤에도 유효한 자산입니다.
제가 소액이나마 투자를 하면서 느낀 건, 이런 구조적 변화를 포착하는 게 중요하다는 겁니다. 단기 차익을 노리는 것도 방법이지만, 산업 지형 자체가 바뀌는 시점을 알아채면 중장기 투자 방향이 보입니다. 한화의 오스탈 인수는 바로 그런 시점에 해당한다고 봅니다. 앞으로 미 해군 MRO 수주 소식이나 호주 차세대 함정 프로젝트 소식이 들려온다면, 그때가 또 한 번 주목할 타이밍일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