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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해협 봉쇄 (비료 대란, 식량 인플레이션, 공급망 붕괴)

by young10862 2026. 3. 15.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따른 비료문제와 식량문제 관련 이미지

최근 출근길 라디오에서 중동 분쟁 소식을 들으며 "또 기름값 오르겠네" 생각했는데, 진짜 문제는 따로 있었습니다. 호르무즈 해협이 막히면서 원유뿐 아니라 비료 원료까지 끊겼다는 겁니다.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 보고서에 따르면 해협 통과 선박이 97%나 급감했다고 합니다(출처: UNCTAD). 저는 처음엔 "곡물 재고가 충분하다는데 뭐가 문제겠어" 싶었는데, 전문가들 얘기를 들어보니 생각보다 심각했습니다. 비료가 없으면 아무리 씨앗이 많아도 소용없으니까요.

비료 공급망이 무너진 진짜 이유

호르무즈 해협은 우리가 아는 것처럼 석유만 지나가는 길이 아닙니다. 전 세계 비료 해상 물동량의 약 3분의 1, 정확히는 연간 1600만 톤이 이 좁은 해협을 통과합니다. 제가 농업 관련 자료를 찾아보니 더 놀라운 사실이 있었습니다. 중동은 비료 원료의 핵심 공급지라는 점입니다.

질소 비료를 만들려면 하버-보슈 공정이라는 화학 반응이 필요합니다. 여기서 하버-보슈 공정이란 대기 중 질소를 암모니아로 변환하는 기술로, 고온·고압 환경에서 엄청난 양의 수소 가스를 투입해야 합니다. 이 수소를 얻으려면 천연가스가 필수인데, 카타르가 바로 그 천연가스의 최대 공급국 중 하나였습니다. 그런데 분쟁이 격화되자 카타르에너지는 불가항력을 선언하고 라스라판 LNG 생산 시설을 셧다운했습니다. 여기까지는 에너지 문제로 보였는데, 연쇄 효과가 무서웠습니다.

카타르 국영 비료 회사 QAFCO가 운영하는 세계 최대 암모니아·요소 생산 플랜트도 동시에 멈춰 섰습니다. 암모니아는 질소 비료의 기본 원료이자 중간재입니다. 쉽게 말해 요소 비료를 만들려면 반드시 거쳐야 하는 재료라는 뜻입니다. 로이터 통신 보도를 보니 미국 뉴올리언스 수입 허브의 요소 현물 가격이 2월 미터톤당 516달러에서 며칠 만에 683달러까지 뛰었다고 합니다. 32% 넘게 오른 겁니다.

저는 솔직히 "비료값 좀 오르면 어때, 대체재 쓰면 되지"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북반구는 지금이 봄 파종 시즌입니다. 이 타이밍을 놓치면 1년 농사를 망칩니다. 스톤엑스의 조쉬 린빌 부사장도 "최악의 타이밍에 터진 공급 마비"라고 표현했습니다.

황 공급 차단이 불러온 삼중 충격

비료 문제가 질소계에서 끝났다면 그나마 다행이었을 겁니다. 제가 자료를 파고들수록 충격적이었던 건 황까지 끊겼다는 사실입니다. 황은 원유와 천연가스를 정제할 때 나오는 부산물입니다. 중동이 전 세계 황 무역의 45%를 공급하는데, 원유 수출이 막히니 황 생산도 자동으로 줄어든 겁니다.

황은 그 자체로 비료가 아닙니다. 하지만 황산을 만드는 핵심 원료이고, 이 황산이 다시 인산 비료 제조에 필수입니다. 인산 비료로는 디암모늄 인산염(DAP)과 모노암모늄 인산염(MAP)이 대표적입니다. 여기서 DAP와 MAP은 작물 뿌리 발달과 개화·결실에 필수적인 인(P) 성분을 공급하는 화학 비료입니다. 질소-인-칼륨을 NPK라고 부르는데, 이 중 P가 빠지면 작물이 제대로 자랄 수 없습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 천연가스 차단 → 질소 비료(요소, 암모니아) 생산 중단
  • 원유 정제 중단 → 황 공급 감소 → 황산 부족 → 인산 비료 생산 차질
  • 해협 봉쇄 → 운임·보험료 폭등 → 칼륨 비료 등 모든 비료 유통 비용 증가

전문가들은 이를 '삼중 충격'이라고 부릅니다. 제 경험상 공급망 문제는 한 곳이 막히면 연쇄적으로 터지는데, 이번엔 동시다발적으로 세 곳이 막혔으니 회복도 그만큼 더딜 수밖에 없습니다.

농가는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

미국 농무부 수석 이코노미스트 출신인 세스 마이어는 "농부들이 비료를 많이 쓰는 옥수수 재배를 포기하거나, 아예 비료 투입량을 대폭 줄일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실제로 북미와 유럽 농가들은 비료 가격이 감당 수준을 넘어서자 구매를 미루거나 파종 계획 자체를 변경하고 있다고 합니다(출처: 미국 농무부).

일부에서는 "곡물 재고율이 31.9%나 되니까 괜찮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제시한 수치로, 이 정도면 식량 안보 측면에서 '편안한 수준'이라고 분류됩니다. 하지만 제 생각은 좀 다릅니다. 재고가 많다고 해서 다음 해 생산이 보장되는 건 아니니까요. 지금 비료를 못 뿌리면 올해 가을 수확량이 줄고, 내년 재고율은 급락할 겁니다.

시장 경제의 '수요 파괴' 메커니즘이 작동할 거라는 반론도 있습니다. 비료값이 너무 오르면 농가가 구매를 포기하고, 그러면 비료 업체들이 재고 부담으로 가격을 내릴 수밖에 없다는 논리입니다. 이론적으로는 맞는데, 문제는 시간입니다. 파종 시기는 기다려주지 않습니다. 수요 파괴로 가격이 안정되는 시점이 파종 마감 이후라면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한국은 더 취약합니다. 쌀 빼고는 곡물 자급률이 20%대에 불과하고, 비료 원료는 거의 100% 수입합니다. 좁은 땅에서 생산량을 최대화하려고 집약 농법을 써왔는데, 이게 지금은 약점이 됐습니다. 비료가 끊기면 바로 타격을 받는 구조입니다. 정부가 할당관세나 수입 보험 지원을 검토한다는 소식은 있는데, 근본적 해결책은 아닙니다.

저는 이번 사태를 보며 두 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첫째는 트럼프 행정부의 판단이 얼마나 무책임했는지입니다. 이란 정권이 문제가 많은 건 사실이지만, 그건 이란 국민이 스스로 해결해야 할 문제였습니다. 외부 세력이 군사적으로 개입하면서 중동 전체가 불안정해지고, 그 피해는 전 세계가 나눠 갖게 됐습니다. 식량 안보까지 위협받는 상황에서 누가 책임질 건가요?

둘째는 우리 농업 정책의 방향입니다. 단기적으론 수입선 다변화와 비축 물량 확대가 필요합니다. 모로코, 캐나다, 미국 등 대체 공급국 확보를 서둘러야 합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비료 의존도 자체를 낮춰야 합니다. 정밀 농업 기술로 투입량을 줄이거나, 유기 비료 활용도를 높이는 방향도 고민해야 합니다. 외부 충격에 매번 흔들리는 구조로는 안 됩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때보다 심각할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그때는 곡물 수출만 막혔지만, 지금은 비료 생산 원료부터 차단됐으니까요. 회복에도 최소 수개월은 걸릴 거라는 전망입니다. 저는 솔직히 걱정됩니다. 식량 인플레이션이 본격화되면 서민 생활비 부담이 급증할 테고, 그게 다시 경기 침체로 이어지는 스태그플레이션 시나리오도 배제할 수 없으니까요. 정부가 단순히 가격 안정만 외칠 게 아니라, 실질적인 공급망 재편 계획을 내놓기를 바랍니다.


참고: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603126580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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