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을 포함한 5개국에 호르무즈 해협으로 군함을 보내라고 공개 요구했습니다. 세계 원유의 20%가 지나는 이 좁은 해협을 이란이 사실상 봉쇄하고 있고, 미국은 이제 혼자서는 못 하겠으니 에너지 수혜국들이 직접 나서라는 겁니다. 솔직히 이 요청을 받은 순간, 우리 정부는 엄청난 딜레마에 빠졌을 겁니다. 저도 뉴스를 보면서 "이건 뭘 선택해도 위험한데" 싶었습니다.
호르무즈 해협의 전략적 가치와 위협 요인
호르무즈 해협은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잇는 해상 교통로(SLOC, Sea Lines of Communication)로,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핵심 요충지입니다(출처: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여기서 SLOC란 국가 경제에 필수적인 에너지와 물자가 이동하는 해상 통로를 의미합니다. 문제는 이 해협의 가장 좁은 구간이 39km에 불과해서 이란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봉쇄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제가 특히 주목한 건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언급한 위협 요소들입니다. 그는 "이란이 드론 한두 기를 보내거나 기뢰를 떨어뜨리거나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하는 건 쉬운 일"이라고 했는데, 이건 비대칭 전력(Asymmetric Warfare)의 전형적인 사례입니다. 비대칭 전력이란 재래식 군사력에서는 열세인 측이 드론, 기뢰, 사이버 공격 같은 비정규 수단으로 강대국을 위협하는 전술을 말합니다. 실제로 최근 몇 년간 호르무즈 해협에서 민간 유조선이 이란의 드론이나 기뢰에 피격되는 사례가 여러 차례 보도됐습니다.
한국 입장에서 이 해협은 생명줄이나 다름없습니다. 우리나라는 중동산 석유 수입 의존도가 높은데, 호르무즈 해협이 막히면 에너지 수급에 직격탄을 맞습니다. 그래서 정부는 2020년에도 청해부대의 작전 범위를 일시적으로 확대해 이 해협에서 한국 상선을 호위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엔 미국이 이란의 솔레이마니 사령관을 제거하면서 긴장이 고조됐을 때였는데, 저는 그때도 "이게 정말 안전한 결정일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청해부대 파견과 국회 동의 문제
청해부대는 현재 아덴만 해역에서 해적 퇴치 임무를 수행 중입니다. 2020년에는 국회 비준동의안에 포함된 '유사시 우리 국민 보호 활동 시 지시되는 해역 포함' 조항을 근거로 별도 절차 없이 호르무즈 해협으로 작전 범위를 넓혔습니다. 하지만 이번엔 상황이 다릅니다. 군 당국 설명에 따르면, 이번엔 다국적군의 일원으로 참여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서 임무 성격 자체가 달라지기 때문에 새로운 국회 동의가 필요합니다(출처: 대한민국 국방부).
국회 동의안 처리는 결코 간단한 문제가 아닙니다. 현재 야당에서는 파병 반대 목소리가 상당히 큽니다. 정의당은 "이란 침공은 명백한 국제법 위반이며, 한국이 어떤 형태로든 참여하면 침략의 공범이 된다"고 주장했고, 참여연대와 민주노총도 파병 거부를 강력히 요구했습니다. 저는 이들의 우려도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명분 없는 전쟁에 끌려가서 우리 장병들이 위험에 처할 수 있고, 이란과의 관계도 악화될 수 있으니까요.
반면 파병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도 있습니다. 주요 논거는 다음과 같습니다.
- 에너지 안보 확보: 호르무즈 해협 안정은 한국 경제의 생명줄이며, 수동적 대응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 한미 동맹 관계: 미국의 공식 요청을 거부하면 방위비 분담금 협상 등 다른 현안에서 불리해질 수 있다
- 해상 교통로 보호: 이건 미국을 돕는 게 아니라 우리 국익을 직접 지키는 문제다
제 경험상 이런 사안은 단순히 찬반으로만 나눌 수 없습니다. 2020년 당시에도 정부는 "독자 작전"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미국과의 거리를 두려 했지만, 결국 미국의 요구에 응한 것으로 해석됐습니다. 이번에도 비슷한 딜레마에 빠질 겁니다. 파견하면 이란의 보복 위협에 노출되고, 거부하면 미국과의 관계가 삐걱거립니다.
정부는 현재 "공식 요청이 오면 심도 있게 검토하겠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저는 이 문제를 단독으로 접근하면 안 된다고 봅니다. 방위비 분담금, 관세 협상, 에너지 수급 등 한미 간 현안을 전체적으로 묶어서 협상 카드로 활용해야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장병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호르무즈 해협은 이란의 드론과 기뢰가 상시 위협하는 곳이니까요.
결국 이 문제는 외교적 지혜가 필요한 사안입니다. 미국과는 긴밀히 소통하되, 파병의 수위와 시기를 신중하게 조절하는 전략적 모호성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국회에서 충분한 논의를 거쳐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내야 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우리 정부가 이 요청을 완전히 거부하기는 어렵다고 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무조건 응하는 것도 위험합니다. 가장 현실적인 방안은 제한적 범위 내에서 파견하되, 한국 상선 호위라는 명분을 분명히 하고, 이란과의 외교 채널도 열어두는 것입니다. 쉽지 않은 결정이지만, 우리 정부가 지혜롭게 풀어나가길 바랍니다.
참고: https://biz.heraldcorp.com/article/10694407, https://biz.heraldcorp.com/article/10694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