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홈 뷰티 디바이스 수출이 올해 2월 기준 전년 동기 대비 74.9% 급증했습니다. 특히 일본으로의 수출이 903%나 폭증하면서 K뷰티 디바이스에 대한 글로벌 관심이 증명되고 있습니다(출처: 한국무역통계진흥원). 솔직히 저는 이런 기사를 볼 때마다 조심스러워집니다. 2020년 조선주 투자 당시를 떠올리면, 신문에서 "유망하다"고 떠들 때 막상 투자하면 단기 성과는 기대 이하였거든요.
수출 급증 이면의 실체는 무엇일까
뷰티 디바이스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건 팩트입니다. 국내 수출금액은 올해 1월 1896만달러, 2월 1812만달러를 기록하며 작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10.7%, 74.9% 늘어났습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HIFU(고주파), MC(미세전류), EP(전기천공법) 같은 뷰티 테크 적용 제품들이 쏟아지고 있다는 겁니다. HIFU란 고강도 집속 초음파를 이용해 피부 깊은 층까지 열 자극을 전달하는 기술로, 기존에는 피부과에서만 받을 수 있던 리프팅 시술을 가정에서 구현하려는 시도입니다.
업계 1위인 에이피알은 작년 뷰티 디바이스만으로 4069억원을 벌어들였고, 누적 판매 대수가 600만 대를 넘었습니다. 아모레퍼시픽은 올해 뷰티 디바이스를 역점 사업으로 삼았고, 동국제약마저 '마데카 프라임' 브랜드로 이 시장에 진입했습니다. 제 경험상 이렇게 대기업들이 우르르 몰려들 때가 가장 조심해야 할 타이밍입니다. 경쟁이 심해지면 마진이 줄고, 결국 살아남는 기업은 소수에 불과하거든요.
주요 성장 요인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안티에이징 트렌드 확산과 고령화 인구 증가
- 피부과 시술 대비 시간적·경제적 제약 극복
- SNS와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통한 바이럴 효과
문제는 이런 성장이 '구조적'인지, '일시적'인지 판단하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연 30% 성장 전망, 그런데 거품은 아닐까
유로모니터는 글로벌 뷰티 디바이스 시장이 2025년 77억달러에서 2030년 348억달러로 연평균 약 35%씩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출처: 유로모니터). 국내 소비자들의 피부과 신용카드 결제액도 올해 1월 기준 전년 대비 19.6% 늘었으니, 피부 관리 수요 자체는 확실히 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 대목에서 의문이 듭니다. 성장률이 너무 빠르면 투자자 기대가 선반영되면서 주가 멀티플이 과도하게 올라갈 위험이 크거든요. 실제로 2020년 조선주가 그랬습니다. 수주 잔고가 쌓이고 있다는 뉴스가 연일 나왔지만, 막상 실적이 주가에 반영되기까지는 2년 넘게 걸렸습니다. 저는 그때 성급하게 진입했다가 긴 조정을 견뎌야 했습니다.
뷰티 디바이스 시장도 비슷한 패턴을 보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재구매율과 장기 사용률이 검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SNS 마케팅에 의존한 일시적 히트 상품으로 끝날 리스크가 존재합니다. 게다가 중국 업체들까지 진입하면 가격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겁니다.
다만 완전히 거품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고령화와 안티에이징은 인구 구조 변화에 따른 구조적 트렌드이고, 피부과 대체 수요는 실질적으로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 시장이 2차전지 초창기와 비슷한 국면에 있다고 봅니다. 시장은 분명 성장하지만, 모든 기업이 살아남지는 않을 겁니다.
장기 투자자라면 업계 1위를 주시하라
작년 국내 뷰티 디바이스 수출은 2억1207만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한 뒤, 2025년에 20.7% 감소했습니다. 미국 시장에서의 관세 이슈와 경쟁 심화 때문입니다. 올해 들어 대미 수출은 1월에 55.3% 줄었다가 2월에 147.5% 급증하는 등 변동성이 큽니다. ROE(자기자본이익률)가 15%를 넘는 기업도 있지만, 일부는 마케팅비가 과도해 영업현금흐름이 적자인 경우도 있습니다. 여기서 ROE란 기업이 주주의 돈으로 얼마나 효율적으로 이익을 냈는지 보여주는 지표로, 높을수록 자본 활용 능력이 우수하다는 의미입니다.
제 경험상 이런 산업은 단기 차트만 보고 접근하면 안 됩니다. 업계 1위 기업의 실적 발표, 신제품 출시 주기, 해외 마케팅 전략 변화를 꾸준히 추적해야 합니다. 에이피알처럼 누적 판매 600만 대를 돌파한 기업은 브랜드 인지도와 유통망에서 확실한 우위를 갖고 있습니다. 저는 당장 주가가 오르지 않더라도, 이런 기업을 장기 관점에서 지켜보는 게 더 현명하다고 봅니다.
다만 지금 주식시장은 반도체와 몇몇 대형주 외에는 상승 동력이 약합니다. 뷰티 디바이스주에 투자한다면 최소 2~3년은 기다릴 각오를 해야 합니다. 단기 수익을 노리고 진입했다가는, 저처럼 조선주에서 겪었던 긴 조정 구간을 또다시 경험할 수 있습니다.
경제 기사에서 "유망하다"고 떠들 때 오히려 조심해야 한다는 게 제 지론입니다. 시장이 성장하는 건 맞지만, 그 혜택이 모든 투자자에게 골고루 돌아가는 건 아니니까요. 업계 선두 기업의 움직임을 꾸준히 관찰하고, 실적이 확실히 반영될 때까지 인내심을 갖고 기다리는 게 결국 가장 안전한 전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