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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E 오바이드 방한 (국가급 네트워크, K-방산 JV, AI 모빌리티)

by young10862 2026. 6. 23.

UAE 오바이드 방한 관련 이미지

솔직히 처음 이 소식을 접했을 때 "또 행사용 방한이겠지"라고 흘려봤습니다. 중동 고위급 인사 방한 뉴스가 워낙 많다 보니 감각이 무뎌진 탓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오바이드 알 케트비 박사의 이력을 하나씩 들여다보면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이건 단순한 포럼 기조 발표가 아니라, 실제 사업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는 자리였습니다. 미국-이란 종전 합의로 중동 지정학 판이 흔들리는 지금, 그 타이밍이 더욱 묘하게 맞아떨어집니다.


국가급 네트워크를 가진 인물이 한국에 온다는 것의 의미

일반적으로 방산·모빌리티 협력 포럼에는 기업인이나 연구자 급의 인사가 참석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제 경험상, 실제 대형 계약으로 이어지는 자리에는 반드시 정책 결정 경험이 있는 인물이 끼어 있습니다. 오바이드 회장은 UAE 군수참모총장, 아부다비 경찰청 부청장, 주호주 UAE 특명전권대사, 국방·안보 담당 차관보를 모두 역임한 인물입니다. 여기서 군수참모총장이란 단순히 병참을 관리하는 자리가 아니라, 무기 체계 도입과 방산 예산 배분의 실무 결정권을 쥔 핵심 직위입니다.

여기에 더해 그는 IDEX(International Defence Exhibition and Conference), 즉 아부다비 국제 방산 전시회를 1993년부터 2015년까지 22년간 조직위원장 겸 대변인으로 이끈 인물입니다. IDEX란 세계 최대 규모의 방산 박람회 중 하나로, 중동 전역의 방위산업 구매 결정권자들이 집결하는 플랫폼입니다. 이 자리를 22년 동안 이끌었다는 것은 그의 네트워크가 특정 국가나 기관에 국한되지 않고 중동·북아프리카(MENA) 전역에 걸쳐 있다는 뜻입니다.

제가 이 부분에서 주목한 것은 그의 박사 학위 주제입니다. 런던대학교에서 'UAE 내 국제 기술 이전 및 정착'을 연구했다는 사실은, 그가 기술 이전(Technology Transfer)의 법적·제도적 구조를 학술 수준에서 이해하는 사람이라는 의미입니다. 여기서 기술 이전이란 한 국가의 방산 기술이나 첨단 제조 역량을 다른 국가로 이전하는 과정 전체를 뜻하며, 단순 수출과 달리 지식재산권(IP) 보호, 규제 허들, 현지화 조건 등 복잡한 변수가 얽혀 있습니다. 이런 배경을 가진 인물이 법무법인 세종을 먼저 찾는다는 것은 이번 방한이 '탐색' 단계가 아니라 '구조화' 단계에 진입했다는 신호로 읽힙니다.

이번 방한의 핵심 의제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K-방산 기업과의 합작법인(JV) 설립 논의 및 지분 구조 설계
  • 천궁-Ⅱ(M-SAM)를 비롯한 유도무기 체계의 성능 개량 협력
  • MENA 시장 공동 진출을 위한 기술 이전 범위 및 조건 협의
  • 투자 구조화와 법률 리스크 관리를 위한 실무 협상

이 중 합작법인(JV)이란 두 회사가 공동으로 새로운 법인을 설립하여 사업을 운영하는 방식으로, 단순 수출과 달리 현지 생산 기반과 시장 지배력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습니다. 한국이 기술을 넣고 UAE가 자본과 시장을 넣는 구조가 성립된다면, 이건 수출 계약 한 건을 따내는 것과 차원이 다른 이야기입니다.


AI 모빌리티 융합이 왜 지금 이 시점에 중요한가

FAMS 2026의 주제는 'AI와 모빌리티의 대융합'입니다. 이를 단순히 자율주행이나 UAM(도심항공모빌리티) 트렌드 발표회로 보는 시각도 있는데, 저는 그 해석이 본질을 놓친다고 봅니다. 제 경험상 방산 분야에서 'AI 융합'이라는 키워드가 뜨는 시점은, 민간 기술이 군사 플랫폼에 직접 적용 가능한 수준까지 성숙했을 때입니다. 지금이 딱 그 시점입니다.

현재 글로벌 방산 시장은 민군 겸용(Dual-Use) 기술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습니다. 민군 겸용 기술이란 민간 산업에서 개발된 기술이 군사 목적으로도 활용될 수 있는 기술을 뜻하며, AI 기반 영상 인식, 자율 주행 알고리즘, 드론 제어 시스템 등이 대표적입니다. 한국이 보유한 반도체 설계 역량과 AI 소프트웨어 기술이 방산 플랫폼과 결합될 경우, 단순 무기 수출국이 아니라 방산 기술 생태계의 원천 공급자로 올라설 수 있습니다(출처: 방위사업청).

미국-이란 종전 합의 이후 UAE의 전략적 움직임도 이 맥락에서 봐야 합니다. 호르무즈 해협 항행이 정상화되면서 UAE는 에너지 인프라 복구에 그치지 않고, 국부펀드(Sovereign Wealth Fund)를 AI·방산·청정에너지 분야에 본격 투입할 환경이 마련됐습니다. 국부펀드란 정부가 직접 운용하는 대형 투자 기금으로, UAE의 아부다비투자청(ADIA)은 운용 규모가 1조 달러에 달하는 세계 최대 수준입니다(출처: 아부다비투자청(ADIA)). 이 자금이 K-방산과 AI 모빌리티 분야로 유입되는 흐름은 이미 시작됐고, 이번 방한은 그 흐름의 구체적인 실행 단계입니다.

다만 저는 이 흐름을 마냥 낙관적으로만 보지 않습니다. 방산 기술 이전에는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제한 요소가 엄연히 존재하고, 핵심 기술이 빠져나가고 자본만 들어오는 구조가 고착될 경우 한국 기업이 장기적으로 불리한 협상 위치에 놓일 수 있습니다. 중동 특유의 지정학적 변수 역시 장기 프로젝트에서는 무시할 수 없는 리스크입니다. 결국 이번 협력의 핵심은 투자 규모가 아니라, 어떤 조건으로 어떤 구조를 설계하느냐입니다.

이번 방한이 행사 사진으로 끝날지, 실제 산업 판도를 바꾸는 계기가 될지는 결국 협상 테이블에서 결정됩니다. K-방산이 기술 공급자 위치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JV를 통해 MENA 시장의 공동 주주로 올라설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낼 수 있다면, 이번 FAMS 2026은 이름값을 충분히 하는 행사가 될 것입니다. 관심 있는 분들은 오는 30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리는 메인 포럼 현장을 직접 확인해 보시길 권합니다. 구체적인 합의 내용이 어떻게 나오는지가 이후 한-UAE 협력의 실질적인 가늠자가 될 것입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투자·법률 조언이 아닙니다.


참고: https://biz.heraldcorp.com/article/10784355?sec=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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